⃝智伯之臣豫讓이 欲爲之報仇하여 乃詐爲刑人하고 挾匕首하여 入襄子宮中 涂厠이라
지백의 신하 예양이 그(지백)를 위해 원수를 갚으려고 형벌을 받은 사람처럼 거짓으로 꾸며 비수를 숨기고 조양자가 사는 궁의 측간에 들어갔더라.
襄子가 如厠心動하여 索之하고 獲豫讓하니 左右가 欲殺之하나 襄子曰
양자가 측간에 가다가 심장이 뛰어서 수색하여 예양을 붙잡았는데 좌우의 사람들이 그를 죽이려 했으나 양자가 말하기를,
智伯死에 無后러니 而此人이 欲爲報仇한대 眞義士也라 吾謹避之耳니라
乃舍之라
"지백이 죽은 뒤에 자식이 없더니 이 사람이 그를 위해 원수를 갚고자 하니 참으로 의로운 선비다. 내가 조심하여 그를 피하면 그만이라." 하고 풀어주었다.
豫讓이 又漆身爲癩하고 呑炭爲啞하여 行乞于市하니 其妻도不識也라
예양이 다시 몸에다 칠을 하여 나병환자같이 하고 숯을 삼켜서 벙어리가 되어 시장에서 걸식을 하니 그의 아내도 알아보지 못하더라.
行見其友한대 其友識之하고 爲之泣曰하되 以子之才로 臣事趙孟하면
가서 그의 친구를 만나보니 그 친구가 알아보고 그를 위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하기를, "그대의 재주로 조맹(조양자)의 신하가 되어 섬기면
必得近幸이고 子乃爲所欲爲면 顧不易邪아 何乃自苦如此하여 求以報
仇인댄 不亦難乎아
반드시 가까이서 총애를 입을 것이고 이에 그대가 하려는 바를 행하면 생각건대 쉽지 않겠는가. 어찌 스스로 이같이 고생스럽게 하여 원수를 갚고자 한다면 또한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
豫讓曰 不可라 旣已委質爲臣하고 而又求殺之하면 是二心也라 凡吾所爲者는 極難耳니라
예양이 말하기를, "그것은 안된다. 이미 예물을 맡기고 신하가 되고나서 다시 그를 죽이고자 한다면 이것은 두 가지 마음을 품는 것이라. 모름지기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다.
然이나 所以爲此者는 將以愧天下後世之爲人臣이 懷二心者也라
그러나 이렇게 하는 까닭은 장차 뒷날 이 세상에서 남의 신하가 된 사람이 두 가지 마음을 품는 것을 부끄러워 하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襄子出할새 豫讓이 伏于橋下라가 襄子至橋에 馬驚하니 索之하여 得豫讓하고 遂殺之라
양자가 밖으로 나갈 때에 예양이 다리 밑에 숨어 있었는데, 양자가 다리에 이르러 말이 놀라니 수색하여 예양을 붙잡았다. 마침내 그를 죽였다.
⃝吳起者는 衛人이라 仕於魯러니 齊人이 伐魯어늘 魯人이 欲以爲將하되
오기라는 자는 위나라 사람이다. 노나라에서 벼슬하더니 제나라 사람들이 노나라를 침략하거늘 노나라 사람들이 그를 장수로 삼고자 하되
起取齊女하여 爲妻라 魯人이 疑之하니 起가 殺妻以求將하여 大破齊師하다.
오기가 제나라 여자를 취하여 아내로 삼은지라 노나라 사람들이 의심하니 오기가 아내를 죽이고 장수되기를 구하여 제나라 군사를 크게 깨뜨렸다.
或이 讒之魯侯曰 起가 始事曾參하다가 母死에 不奔喪이거늘 曾參이 絶之러니
어떤 사람이 노후에게 참소하여 말하기를, "오기가 처음에 증삼을 섬기다가 어머니가 죽었는데도 달려가 초상을 치르지 않거늘 증삼이 그와 절교했더니
今에 又殺妻以求爲君將하니 起는 殘忍薄行人也오 且以魯國區區而有勝敵之名則 諸侯가 圖魯矣리이다 한데
지금 또 아내를 죽이고 그로써 임금님의 장수되기를 구하였으니 오기는 잔인하고 행실이 볼품없는 사람이요, 또 노나라가 구구하게 적을 이겼다는 이름이 나면 제후들이 노나라를 도모할 것입니다." 라고 한데,
起가 恐得罪하여 聞魏文侯賢하고 乃往歸之하다
오기가 죄를 얻을까 두려워하여 위나라 문후가 어질다는 말을 듣고 이에 가서 의지했다.
文侯가 問諸李克한데 克이 曰 起는 貪而好色이나 然이나 用兵은 司馬穰
苴라도 弗能過也라
문후가 이극에게 물으니 이극이 말하기를, "오기는 탐욕스럽고 호색하지만 용병은 사마양저라도 능히 그보다 낫지 못할 것이라." 고 했다.
於是에 文侯가 以爲將하여 擊秦拔五城하다
이에 문후가 그를 장수로 삼아 진나라를 쳐서 다섯 성을 빼앗았다.
起之爲將에 與士卒最下者는 同衣食하고 臥不設席하며 行不騎乘하고 親
裹贏糧하여 與士卒로 分勞苦러라
오기가 장수가 되어 사졸의 가장 낮은 자와 더불어 입는 것과 먹는 것을 같이하고 누울 때 자리를 마련하지 않으며 행군할 때 말이나 수레를 타지 않으며 몸소 식량을 싸서 짊어지고 사졸과 함께 노고를 나누더라.
卒에 有病疽者거늘 起爲吮之하니 卒母가 聞而哭之한데 人이 曰 子는 卒也라 而將軍이 自吮其疽하니 何哭爲오
병졸 중에 종기가 곪은 자가 있거늘 오기가 그것을 빠니 그 병졸의 어미가 듣고 울더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 아들은 병졸이라 장군이 스스로 그 종기를 빨았으니 어찌하여 우는가." 라고 했다.
母가 曰 往年에 吳公이 吮其父하니 其父가 戰不旋踵하여 遂死於敵이러니 吳公이 今又吮其子하니 妾은 不知其死所矣라 是以哭之하노라
어미가 말하기를, "지난해에 오공이 애 아비의 종기를 빠니 그 아비가 싸움터에서 도망치지 못하여 마침내 적에게 죽더니, 오공이 지금 또 그 아들의 종기를 빠니 나는 죽을 곳을 알지 못하겠다. 이런 까닭으로 우는 것이라." 고 했다.
⃝魏의 龐涓이 伐韓한대 韓이 請救於齊어늘 齊威王이 因起兵하여 使田忌로 將之하고
위나라의 방연이 한나라를 치니 한나라가 제나라에 구원을 청하거늘 제나라 위왕이 그로 말미암아 군대를 일으켜서 전기로 하여금 거느리게 하고
孫臏으로 爲師하여 以救韓할새 直走魏都하니 龐涓이 聞之하고 去韓而歸하다
손빈으로 군사(軍師)를 삼아서 한나라를 구원할새 곧바로 위나라 수도로 진격하니 방연이 그 소식을 듣고 한나라를 버리고 돌아갔다.
魏가 大發兵하여 以太子申으로 爲將하여 以御齊師어늘 孫子가 謂田忌曰하되
위나라가 크게 군대를 일으켜 태자 신으로 장수를 삼아 제나라 군사를 방어하게 하거늘, 손자(손빈)가 전기에게 말하되,
彼三晋之兵이 素悍勇而輕齊하여 齊를 號爲怯이라하니 善戰者는 因其勢而利導之하나니
저 삼진(조, 위, 한)의 군사가 본디 사납고 용맹하여 제나라를 가벼이 여겨 제나라 군대를 겁쟁이라고 부르니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그 형세를 이용하여 유리하게 이끄는 것이라
兵法에 百里而趣利者는 蹶上將하고 五十里而趣利者는 軍半至라 하고
병법에도 백리를 행군하여 승리를 다투는 자는 상장군을 잃고, 오십리를 행군하여 승리를 다투는 자는 군사의 반만이 이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며
乃使齊軍으로 入魏地하여 爲十萬竈하고 明日에 爲五萬竈하고 又明日에 爲二萬竈하니
이에 제나라 군사들로 하여금 위나라 땅에 들어가 아궁이를 십만 개 만들게 하고 이튿날엔 오만 개를 만들게 하고 그 다음날엔 이만 개를 만들게 하니,
龐涓이 行三日에 大喜曰 我이 固知齊軍怯인데 入吾地三日에 士卒亡者가 過半矣라하고
방연이 사흘을 행군하여 크게 기뻐하여 이르되, "내가 본래 제나라 군사들이 겁쟁이인 줄 알았는데 우리 땅에 들어온 지 사흘만에 사졸 중에 도망한 자가 반을 넘었다."라고 하고,
乃棄其步軍하고 與其輕銳로 倍日并行逐之하다 孫子가 度其行하니 暮當至馬陵이라
이에 그 보병을 버리고 가볍고 날랜 군사들과 더불어 밤낮을 쉬지 않고 행군하여 제나라 군사를 추격했다. 손자가 그들의 행군을 헤아려보니 저녘이면 마릉에 도착할 것이라 생각했다.
馬陵은 道狹而旁多阻隘하니 可伏兵이라 하고 乃斫大樹하여 白而書之曰 龐涓이 死此樹下하리라 하고
마릉은 길이 좁고 옆에 장애물이 많아 험하니 복병을 숨길 만하다 하고, 큰 나무를 찍어서 흰 바탕에 쓰기를, "방연이 이 나무 아래서 죽을 것이라." 하고
於是에 令齊師善射者로 萬弩夾道而伏하고 期日暮하여 見火擧而俱發이러니
이에 제나라 군사 중에서 활 잘 쏘는 자로 하여금 만 개의 쇠뇌를 가지고 길을 끼고 매복하게 하고, 해가 저문 후에 횃불 든 것을 보거든 모두 함께 쏘라고 정해 두었더니
龐涓이 果夜到斫木下하여 見白書하고 以火燭之어늘 讀未畢에 萬弩이 俱發하니 魏師이 大亂相失이라
방연이 과연 밤에 나무 찍은 곳 아래에 도착하여 흰 바탕에 쓴 글을 보고 횃불로 그것을 비추거늘 읽기를 마치기도 전에 만 개의 쇠뇌가 함께 발사되어 위나라 군사들이 크게 어지러워 서로 잃고 혼란에 빠졌다.
龐涓이 自知智窮兵敗하고 乃自剄하니 齊因乘勝하여 大破魏師하다.
방연이 지혜가 다하여 싸움에 패했음을 알고 스스로 목찔러 죽으니 제나라 군대는 승승장구하여 위나라 군사를 크게
격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