濫:넘칠 람. 觴:술잔 상.
겨우 술잔[觴]에 넘칠[濫]정도로 적은 물이란 뜻으로, 사물의 시초나 근원을 이르는 말.
[유사어] 효시(嚆矢). 권여(權與).
[출전] 《순자(荀自)》〈자도편(子道篇)〉.《공자가어(孔子家語)》〈삼서편(三恕篇)〉
공자의 제자에 자로(子路)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공자에게 사랑도 가장 많이 받았지만 꾸중도 누구보다 많이 듣던 제자였다. 어쨌든 그는 성질이 용맹하고 행동이
거친 탓에 무엇을 하든 남의 눈에 잘 띄었다.
어느 날 자로가 화려한 옷을 입고 나타나자 공자는 말했다.
"양자강(揚子江: 長江)은 사천(四川)땅 깊숙이 자리한 민산(岷山)에서 흘러내리는 큰 강이다. 그러나 그 근원은 '겨우 술잔에 넘칠 정도[濫觴]'로 적은 양의 물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하류로 내려오면 물의 양도 많아지고 흐름도 빨라져서 배를 타지 않고는 강을 건널 수가 없고, 바람이라도 부는 날에는 배조차 띄울 수 없게 된다. 이는
모두 물의 양이 많아졌기 때문이니라."
공자는, 매사는 시초가 중요하며 시초가 나쁘면 갈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을 깨우쳐 주려 했던 것이다. 공자의 이 이야기를 들은 자로는 당장 집으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었다고 한다.
子路盛服見孔子 孔子曰 由 是裾裾何也 昔者江出於岷山 其始出也 其源可以濫觴 乃其至江津 不放舟不避風 則不可涉也 非唯下流水多邪 令女衣服旣盛 顔色充盈 天下且孰肯諫女矣.
[주] 양자강(揚子江) : 티베트 고원의 북동부에서 발원하여 동중국해로 흘러 들어감,
장강(長江)이라고도 불림. 길이 5800Km.
[주] 민산(岷山) : 사천(四川), 청해(靑海) 두 성(省)의 경계에 위치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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