借:빌 차, 鷄:닭 계, 騎:말탈 기, 還:돌아올 환.
닭을 빌려
타고 돌아간다는 뜻으로, 손님을 박대하는 것을 빗대어 빈정대는 말.
[원말] 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 [출전] 골계전
김선생이란 사람이 어느 날 친구의 집을 방문하였다. 친구가 그를
반겨 맞으며 술을 대접하는데 안주는 오직 채소뿐이었다. 친구가 먼저 이렇게 사과하여 술을 권하였다. "형편은 어렵고 시장은 또 멀어서
대접할 것이라곤 오직 담백한 채소뿐이네. 이거 대접이 형편없어 미안하네." 김선생도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넉넉지 못한 형편은 잘 알고
있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뜰을 보니 여러 마리의 닭이 모여 여기저기 모이를 쪼아먹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다 말고 김선생이 헛기침을
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대장부가 어찌 천금을 아끼겠는가. 마당에 내가 타고온 말을 잡아서 술안주로 삼읍시다." 느닷없은 이 말에
주인인 친구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물어 말하였다. "말을 잡으면 무엇을 타고 돌아간단 말인가." 그러자 김선생은 짐짓 이렇게
말하였다. "그야 닭을 빌려 타고 가면 되지." 그제서야 김선생의 말뜻을 알아챈 친구는 크게 웃고 곧 뜰에 있는 닭을 한 마리 잡아서
대접하였다. (조선 성종 때의 문신 서거정이 엮은 <태평환화골계전>에 나오는 설화 )
*태평한화골계전 (
太平閑話滑稽傳 ) : 조선 성종 때 문신 서거정(徐居正)이 엮은 설화집. 1477년(성종 8)에 엮었으며 《골계전》이라고도 한다. 고려 말부터
조선 초에 걸쳐 세간에 떠돌아 다니던 이야기를 수집, 기록한 것이다. 양성지(梁誠之)·강희맹(姜希孟)의 서문과 편자의 자서(自序)가 있다.
내용은 탐관오리·남녀노소·양반·상민·승려 등의 재담·해학이 연편식(連篇式)으로 실려 있다. 한문으로 편집된 이야기책이므로 문헌설화로 간주된다.
현존하는 원본은 없고 4종류의 이본(異本)이 전하며, 1959년 민속자료간행회에서 출간한 《고금소총(古今笑叢)》 제 2 권, 일사본 《골계전》,
정병욱(鄭炳昱) 소장본, 일본 이마니시[今西]문고본에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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