雁:기러기 안. 書:글, 쓸, 편지, 책 서.
철따라 이동하는 기러기가 먼 곳에 소식을 전한다는 뜻으로, 편지를 일컫는 말.
[동의어] 안찰(雁札), 안신(雁信), 안백(雁帛). [참조] 인생조로(人生朝露).
[출전]《한서(漢書)》〈소무진(蘇武專)〉
한(漢)나라 소제(昭帝)는 19년 전, 선제(先帝)인 무제(武帝) 때(B.C.
100) 포로 교환 차 사절단을 이끌고 흉노(匈奴)의 땅에 들어갔다가 그곳에 억류당한
중랑장(中郞 將) 소무(蘇武)의 귀환을 위해 특사를 파견했다. 현지에 도착한 특사가
곧바로 흉 노의 우두머리인 선우(單于)에게 소무의 석방을 요구하자 선우는 '소무는
벌써 여 러 해 전에 죽었다'며 대화에 응하려 하지 않았다. 그날 밤, 상혜(常惠)라는
사람이 은밀히 특사의 숙소로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소무를 따라왔다가
흉노의 내란에 말려 일행이 모두 잡힌 뒤 투항한 사람 중하나요. 그런데 그때 끝까지
항복을 거부한 소무는 북해(北海, 바이칼 호) 변으로 추방당한 뒤 아직도 그곳에서
혼자 어렵게 살아가고 있소." 이튿날 특사는 선우를 만나 따지듯이 말했다.
"내가 이곳에 오기 전에 황제께서 사냥을 하시다가 활로 기러기 한 마리를
잡았는데, 그 기러기 발목에는 헝겊이 감겨 있었소. 그래서 풀어 보니 '소무는 대택(大澤,
큰 못) 근처에 있다'고 적혀 있었소. 이것만 봐도 소무는 살아 있는 게 분명하지
않소?" 안색이 변한 선우는 부하와 몇 마디 나누더니 이렇게 말했다.
"어제는 제가 잘 모르고 실언을 한 것 같소. 그는 살아 있다고 하오."
꾸며댄 이야기가 제대로 들어맞은 것이다. 며칠 후 흉노의 사자(使者)가 데려온
소무는 몰골이 말이 아니었으나 그의 손에는 한나라 사신의 증표인 부절(符節)이
굳게 쥐어져 있었다. 이 고사에 연유하여 그 후 편지를 안서라고 일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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